나는 교육과 IT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IT 업체 경력이 제법 쌓이고, 일도 점점 쉬워졌을 때 즈음 나는 타성에 젖어 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루했다. 인생 뭐 있나… 이렇게 살다 뒈지는거지… 하다가도 불연듯 ‘이게 뭐야, 정말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고 우울해지기 일수였다. 고인 물은 썪기 마련이고 생명체의 기관은 쓰이지 않으면 퇴화하고 많다. 나는 새로움을 찾아 나서야 할 때가 온것이라 여기고 유학을 준비했다.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 머리가 돌아갈 리 없고, 영어책을 보자니 멀미까지 났다. 비효율적인 영어 교육 제도에대해 트집잡고 핑계대며 끝없이 불평했다. 개버릇 남 못준다고 이 잡생각은 디자인 밥 먹고 살아왔던 나를 ‘영어 공부를 위해 특별한 솔루션이 없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끌었다.
이 백일몽은 내가 미국으로 건너와 입학을 하고 나서 더욱 나를 괴롭혔는데, 이제는 단순히 말을 지껄여 보겠다는 욕심을 넘어 어떻게 하면 영어로 제대로 놀 수 있을까를 궁리하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나는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피터지게 분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껏 살아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환경이 아침부터 밤까지 내 생활 구석 구석에서 줄기차게 나를 담금질 해댔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환경 속의 나는 내 자신에게조차 낯선 사람으로 비춰졌다.(사람들이 내게 shy한 동양 여자애라 했다. 내말투를 봐서 어디 내가 shy해 보이는가! 영어가 shy 한게지…) 한국에서의 나의 활발한 성격과 포~쓰는 오간 데 없고, 나는 그저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 그 자체가 버거워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방인이었다. 나는 서서히 나의 적응의 문제가 단순한 언어의 문제보다 심각한 것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환경을 떠나 어떠한 존재를 규정할 수 없고, 언어를 포함한 총체적 생활 양식들에 대한 복합적인 이해의 과정없이 한 사회에 온전히 적응할 수 없다. 나는 어떠한 언어에 대한 이해가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동떨어져 별개로 일어날 수 없음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고, 내 머리 속의 ViiKii는 처음의 어학 학습 자체를 위한 사이트로부터 문화 전반에 걸친 이해를 목표로 발전해가기 시작했다.
ViiKii는 나의 하버드 재학 시절동안 점점 보다 큰 비전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이라는 단일 민족 국가에서 나고 자란 나는, 학업을 위해 미국 생활을 하면서 이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같은 생김새와, 같은 전통을 가지고 자그마한 땅덩어리에 복작 복작 모여 사는 한국 사람들과는 달리, 서로의 생김새도, 사고방식도, 문화도 너무 다른 이들이 그 넓은 땅에서 하나로 통합되고, 국가 사회를 구축하며, 그것도 최고의 강대국을 만들어 온 그들의 힘을 나는 정말 높이 평가한다. 서로 다름을 나의 잣대에 비추어 따지지 않고, 그저 ‘다른 것’으로 인정해 주는 문화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그러나, 다양한 나라로부터의 친구들과 친해지면 질수록 그들과의 관계가 무언가 겉도는 것만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그리고 그에 대해 나도 그들도 그저 ‘다르기 때문’이라 여기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곧 나는 그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른 사고방식과 다른 문화는 하루 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유구한 세월 그들이 처한 역사, 정치,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발전시켜온 그들의 ‘살아가는 방법’이고 지금껏 그들이 생존하도록 허락해 준 그들의 ‘지혜’가 그 속에 녹아있다. 때문에 나는 모든 서로 다른 문화에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이유를 깨달을 때 비로소 다름을 어색하게 여기거나, 그저 친절한 미소로 무시해버리기 보다는 그들의 다름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제대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우리에게 나와 다른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언어를 초월해 서로 물어보고 답하며 이해해 나갈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여겼고, 이를 ViiKii에 적용시키기에 이르렀다.
세계가 하나가 되어가는 지금, 단순히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것 만으로는 전 세계의 화합이라는 크나큰 목표에 부족함이 있다. 단지 다양성을 ‘인정’ 한다는 것을 너머, 나와 다른 사람들을 진정으로 ‘이해’ 할 수 있을 때, 그래서 그들과 찐~하게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을 때, 편견을 가질 일도, 오해할 일도, 서로 반목할 일도 줄어들지 않겠는가?
March 30, 2008 at 7:42 am
베타 오픈을 축하드립니다… 영어에 한맺힌 사람들의 한을 풀어줄수 있는 viikii 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쿠쿠~ ^^ 홧팅
April 4, 2008 at 4:12 am
이 글에 백번 동감합니다.
April 8, 2008 at 12:15 pm
와… 몰랐는데 대단한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프로젝트였군요. 음… 필이 좀 온달까… 지원님, 꼭 좋은 사이트 만들어서 꿈을 이루세요. 또 비키가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사이트로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June 25, 2008 at 6:26 pm
멋집니다! 이 글은 처음 읽었는데, 정말 많은 부분에서 공감했어요. 앞으로 viikii를 널리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